서울중앙지법… 외국계 A보험사 채무부존재소송에 패소판결, 가입자에 800만원 지급하라
보험 계약 체결 전에 타사 보험가입 사실을 알리지 않은 보험가입자에게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
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양재영)는 외국계 A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타사 보험
가입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계약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며 보험가입자 홍모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는 피고에게 보험금 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
다.
홍씨는 2004년 4월 택시를 타고가다 교통사고를 당해 경추부 및 요추부 염좌, 좌측 하퇴부 좌상을 입
고 26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홍씨는 다른 병원에서 추간판 탈출증 진단을 받고 74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홍씨는 2004년 9월 A사에 보험급 지급을 청구했으나 같은 해 12월 계약체결 전에 다른 보험에 가입했
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다른 보험계약의 존재 여부는 고지의무의 중요한 대상으로 인정된다"면서도 "원고
가 계약을 해지하려면 피고가 고지의무의 존재를 알고 있었거나 다른 보험계약이 고지를 요하는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가 원고와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가입한 보험은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무상
으로 제공받은 것으로 피고 스스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피고로서는 해당 보험계약이 원
고와 체결한 보험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보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스스로 알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사정
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가 다른 보험의 존재에 대한 고지의무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
가 부족하다며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2007-05-17 보험일보